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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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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감성적 사기, 마음의 안정을 팔아 먹고 사는 사람들...
강남 파견을 나와서 분당에 있을 때에 비하여 여가 시간이 많은 관계로
인터넷을 돌아 다니며 많은 글을 읽게 된다. 그 중 늑대별 선생님의 모 한의원에 대한
포스팅과, 학생 때 부터 틈날 때 마다 들르지만 댓글 한번 남기지 못했던 한정호 선생님의
한의학에 관한 주옥같은 글들, 그리고 지난 시간 내가 부딪혔던 기독교의 문제들을 돌아보면
참 우리 사회에는 지적으로 감정적으로 사기치며 마음의 안정을 팔아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을 해본다..

1. 얼마전 장진영씨 사망과 관련해서 구당의 침 뜸 사용이 옳네 그르네 하는 논쟁이 인터넷을
    달궜던 적이 있다.  사실 그 기사를 읽으면서 난 "결국 똑같은 것들 끼리의 싸움이다." 라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더라... 수 백년전에 이미 몸의 모든 현상을 음양오행과 기의 흐름으로 설명하는 방법을 깨달았다는
    면허가진 집단과, 침 뜸으로 모든 할 수 있다는 결국 그 기술로 생업을 잇기 위해 법정 투쟁을 전개하는
    집단의 늙은 수장의 싸움 이랄까? 
    양 쪽다 모두 환자를 위한다는 말로 그리고 정통의 한의학은 어떤 모습인가하는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실상 내 눈에는 그리 깨끗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어느 쪽이 정통이건 중요해 보이지도 않는다.

2. 인터넷을 돌다보면 국가에서 면허로 의업에 종사함을 인정 받은 분들이 무식한 짓을 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뭐 현대의학을 하는 의사들이 하는 것이야 말할 것도 없고 사기꾼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점점 한의학에 대한 내 적개심을 신념으로 바꾸어주는 분들이 많다고 할까?
    그라목손 중독을 치료한다는 한약을 파는 한'의사'선생님도 계시고 만성간염 보균을 없애 준다며 현대의학의
    치료를 공격하면서도 검증은 현대의학으로 하려 하지만 HBsAg 수치가 하늘을 찌르는 자료를 제시하면서도
    그게 무슨 의미 인줄도 모르면서 자랑스럽게 자신들의 사진과 함께 신문광고를 내는 분들도 있다.
    현대의학을 하는 의사들이 사기를 치면 그것이 교과서이던 논문이던 객관적인 검사수치이던지
    검증이 가능하지만 이런 '철학자' 분들의 주장은 검증이 불가능 하기에 위험하다...
    자신들의 의학을 '현대의학'의 시각으로 검증하지 말라 는 말도 안되는 말들..
    그럼 무엇으로 인정을 받고 무슨 기준으로 환자에게 약을 쓰는 건지...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걸면 귀걸이 인것이 음양오행이고 그들의 치료방식이다..
    서로 치료방식이 다르지만 저 사람은 저 사람대로 옳고 이 놈은 이 놈대로 나을거고 .. 하는 식의
    치료로 무엇을 검증하겠다는 건지?
    오래되어서? 우리의 것이어서?
    언제까지 전통과 민족의 이름으로 딸딸이 치며 살 건지 한심해 보인다.
   
그들의 말 대로라면 인도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도, 아프리카의 주술치료도 아마존 밀림의 샤먼도
    지금의 우리 전통의학과 같은 위치에 서있어야 하지만 전 지구상에 전통의학이 이정도 위치를 누리는 
    나라는 남 북한 두 나라 밖에 없다....
    말에서 떨어져 다리만 부러져도 장애를 가지고 살았던 시대,
    임금을 등에난 종기로 잃었던 시대,
    그 시대에 쓰여진 "동쪽 나라 의술 백과사전"이 아직도 판단 기준으로 제시된다는게 우습지 않은가?
    이런 주장을 하는 의사들이 편협하다고?
    그럼 수천년을 같은 소리를 하는 당신들은 넓은 시각을 가지고 있는가? 아직까지 치료효과 조차 Placebo와 구별도 
    되지 않는 '경험적'으로 밖에 제시하고 있지 못하는 것을 고수하는 당신들은 편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3. 강남 한 복판에 수천 명이 모이는 교회들.. 그 교회를 유지해주고 그 비싼 땅에 그 큰 예배당을 짓게 하는 헌금들..
    하늘의 별보다도 많은 붉은 십자가들.. 골목마다 파고드는 점집들 예언의 신녀들... TV에 까지 나와 귀신을 불러내는
    해리장애를 가졌거나 사기꾼이거나...
    21세기를 살고 있지만... 참 너무나 많은 감성적인 사기꾼들이 산다..
    환자들에게 마음의 안정을 팔아 먹고 사는 집단이 있는가하면 이 처럼 부와 명성에 대한 희망, 꿈을 팔아 먹고 사는
    사람들도 있다...
    수능 100일 전이 되면 전국의 교회와 사찰에서는 서로 다른 신을 섬기지만 똑같은 기도의 제목들이 봉헌되고
    자기 자녀가 신의 도움으로 남들을 이기기를 바라는 부모들이 목놓아 "주여~!!"를 외치거나 무릎팍을 상해가며
    절을 한다... 정성을 들여야하고, 작정 헌금을 해야하고....그리고 그 돈들은 교회를 짓는데 들어간 대출의 이자를 상환하거나
    큰 동상을 세워 더 많은 신도들을 끌어들이는데 쓰인다.... 그리고 그 다음해가 되면 무한반복의 모습들...
    세상에 어느 사랑의 신이.. 세상에 어느 자비의 신이 노력의 결과와 상관없이 그리고 개인의 능력과 
    컨디션에 상관없이 시험을 잘보게 해주는 절대자가 있을까? 스스로 자신의 신을 너무 편협한 쪽으로 몰아간다고 생각하지는 
    않나?
    난 해외에 살아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이런 모습은 참 비효율적으로 보인다..
    어쩌면 수천만명이 단체로 정신병리에 시달리고 있는 것일 지도...




아 글이 괜히 길고 엄청 시니컬하다...
요즘 우울해서 그런가?
by 실습인생 | 2009/12/29 11:37 | 주절주절 | 트랙백 | 덧글(4)
인턴 생활의 막바지.. 그리고 연말
의식하지 못하던 사이에 올 해가 다 지나가고 있다..

국시공부하던 때가 며칠전 같은데, 이제 인턴도 2달가량 남았고

전공을 정하고 전공의 시험을 보고 합격자 발표도 받았다..



1. 인턴도 거의 끝나가고 진로가 정해진 이른바 말턴(末tern)이지만 아직도 환자를 대하는 것은
    많이 낯설다.  평생 환자를 봐야하고 99%의 환자를 신환만 봐야 하는 전공을 정했음에도
    이렇게 환자들을 대하고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힘들어서야..  아직도 내가 많이 부족하고 
    인격적으로 더 성숙해야 함을 느낀다...
    말턴이 되면서 또 달라진건 나 뿐만 아니라 모두들 좀 더 공격적이 되고
    간호사 선생님들이나 Paramedics 선생님들과의 관계에서 과거의 수동적인 관계를 벗어 났다고나 할까?
    이 바닥의 잘못된 관습 중 하나가 인턴들에게 병원내 다른 직종군들이 3월달 부터 막 대한다는 점이다..
    마치 아랫사람 다루듯... 몇 달전까지 만해도 다들 참고 넘어갔지만
    요즘은 거의 그렇게 넘어가는 인턴들을 보기 힘들다...
    무슨 동물의 왕국도 아니고... 뭔가 달라지길 바래 보지만 인턴들에게도 다른 직종군들에게도
    악습처럼 내려오는 버릇이기에 달라지기 힘들 듯하다.
    사실 나도 너무 무례하게 구는 경우 몇 번 화도 내고 소리도 질렀던 적이 있는데.. 그러고 나면
    나에게 더 친절해 지는 그들을 느끼기에 이 나라의 의료 종사자들을 모두 물갈이 하기 전에는
    바뀌기 힘들어 보인다...


2. 우리병원의 개원과 우리학교의 설립 이 후 처음으로 내가 지원한 응급의학과가 정원을 초과하는 
    지원자를 받았다.. 사실 정원이 한 명 늘어날 것을 예상하고 4명이 apply 했었으나 원서 내기 1주일 전에
    보건복지부에서 정원 동결을 시키는 바람에 다들 좀 쫄았었다 ㅋㅋ
    사실 4명 모두 다른 과에서의 Love call 도 있었고 모두 정중하게 거절한 후 원서를 준비하는 단계에서
    일어난 일이기에(내가 속해서가 아니라 나를 제외하고 나머지 3명의 면면은 우리병원 어느 과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한 명이 떨어진다면 정말 난감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우리과 같은 '비인기과'에 적용되는 탄력정원제라는 제도가 있고 
    과장님을 비롯한 교수님들과 윗년차 선생님들이 힘써주신 결과 다른 병원의 TO를 빌려와
    4명 모두 입국을 허락받을 수 있어 좋게 결론이 나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의 만류도 있었고 남들은 왜 그걸 하느냐고 하지만 의국 분위기와 내가 더 노력할 것이라는
    사실을 믿고 지원한 길이기에 4년간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럴 수 있겠지?ㅋ


3. 연말이고 며칠 후면 크리스마스지만 병원에 갇혀있다.. 강남 파견을 나와 있는데
    워낙 유명한 여성전문병원이다 보니.. 아기들은 매일 태어나고 수술은 매일 이어지고 
    병동의 환자는 병실의 자리가 없을 정도로 밀려있어 우리에겐 연말의 의미가 그닥 없어 보인다..
    25일 밤에도 응급실 당직을 서야한다는 킁...
    더군다나 비정규직의 설움으로 남들은 받는 연말의 보너스 등등도 기대하기 힘들고 그냥
    병원에서 주는 세정제 세트에 만족해야 할 듯하다..
    아 인생 참.....
    주변에 의대나 의전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난 항상 이런 사실을 말해주곤 한다..ㅋ
    니가 드라마에서 본 의사들은 세상에 없다고...
    뉴하트? 거기 나오는 애들은 너무 논다고 ....
    하긴... 나도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내가 선택한 길인데 불평해 무엇하리......


초등학생 논술 쓰듯 번호를 메겨 써버리고 말았다...
나름 문과 출신이고... 인문학부에 1년 몸담았었던 킁.. 인간인데 
참 글도 예전같이 안 써지고 맞춤법 맞게 쓰기도 힘들다...
의사가 교양이 없어지는 건 핑계 같지만 어ㅉ러 수 없는 것 같다 ㅋ   
by 실습인생 | 2009/12/22 20:19 | 인턴생활 | 트랙백 | 덧글(6)
응급실 봉변..응급실 앞에 음주 측정기를 설치해 달라 ㅋ!! 술먹은 개들 정말 싫어
2일전 밤이었다..
강남 파견 한 달동안 가장 고된 날이라는 22시간 연속 응급실 당직..

11시경 한 취객들이 들어왔다..
나이는 4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분들..
그중에 한 명이 머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고..
다른 사람과 술먹다가 병으로 맞으셨단다...

봉합이 필요한 상처였고..
야간 CT촬영이 되지 않는 병원이므로 딴 병원으로 갈 것을 권유했지만
거부하여 그냥 봉합해 드리기로 했다...

"환자분 감염의 위험이 있으니, 상처 주변으로 머리를 깍아야 해요!'라고
말했더니.. 다짜고짜 거울을 가져오랜다..
응급실에는 거울이 없으니 옆에 화장실가서 보랬지..

그랬더니 갑자기 내 멱살을 잡고 갖은 욕을 하고 난리를 치시더군..
사실.. 15분여 가까이 난리를 치기에 나도 사람인지라 욱하려던 찰나였다.
멱살을 잡혀 가슴에 생채기가 났고, 웃으며 존대로 대꾸해 주는 것도 한계에 다다라
정말 나도 한 대 치려던 찰나에..
옆에 누워계시던 할머니께서
"왜 의사 선생님을 괴롭히냐고.. 여기가 어딘지 알고 그러느냐고.."말씀해주셔서
간신히 참을 수 있었다...

보안 요원 분들이 계셨지만 물리력을 전혀 쓰실 수 없는 민간인에
불과한 분들이고 그냥 옆에 계셔 주실 수 밖에 없기에
"그냥 경찰 불러 주세요" 라고 말했더니
번개같이 경관들이 오셔서 내 전화번호를 물으시기에
"경관님 제가 의료법 배울 때 응급의료 방해시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1년 이하 징역이라고 아는데요"
라고 말씀드렸더니

"선생님 좋게 해결 하시지요.. 술취해서 그러는 건데.."하시더군..

그래서 뭐 뒤에 환자가 많이 기다리고 계셔서 대꾸도 안하고 있었더니 난동부린 사람과 함께
사라지시더군..


여기 까지가 사건의 전모다..
물론 밤새 화가나서 "아 그 18XX" "아 멱살 잡혔을 때 그냥 상호 폭행으로 한대 치는 건데..""
등의 말이 나도 모르게 나왔지만..

옆에 간호사들이 "역대 선생님들 중 가장 잘 대처하셨어요"라고 할 땐 위로는 커녕 오히려
만취자와 일행 그리고 경찰들 태도에 더 화가 나더구만...


우리사회에서 만연해있는... "술취한 사람 봐주기", "의사는 참기"는 참 웃기는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오죽하면 우리끼리 응급실 앞에서 음주 측정해서 진료 다보고 나갈 때 경환이면서 술먹고 난리 치면
다 비급여로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까?
또한 응급실에서 난동을 부리는 것은 의료진 뿐 아니라 몸이 아파서 와 있는
환자들 까지 피해를 주는 행동인데..
이런 일로 경찰이 출동할 때 마다
항상 앞서 본 것과 같이 "에이 좋은게 좋은건데.."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경찰이나 용인하고 있는 병원 관계자들이나 반성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by 실습인생 | 2009/09/21 18:57 | 인턴생활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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