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전 밤이었다..

강남 파견 한 달동안 가장 고된 날이라는 22시간 연속 응급실 당직..
11시경 한 취객들이 들어왔다..
나이는 4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분들..
그중에 한 명이 머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고..
다른 사람과 술먹다가 병으로 맞으셨단다...
봉합이 필요한 상처였고..
야간 CT촬영이 되지 않는 병원이므로 딴 병원으로 갈 것을 권유했지만
거부하여 그냥 봉합해 드리기로 했다...
"환자분 감염의 위험이 있으니, 상처 주변으로 머리를 깍아야 해요!'라고
말했더니.. 다짜고짜 거울을 가져오랜다..
응급실에는 거울이 없으니 옆에 화장실가서 보랬지..
그랬더니 갑자기 내 멱살을 잡고 갖은 욕을 하고 난리를 치시더군..
사실.. 15분여 가까이 난리를 치기에 나도 사람인지라 욱하려던 찰나였다.
멱살을 잡혀 가슴에 생채기가 났고, 웃으며 존대로 대꾸해 주는 것도 한계에 다다라
정말 나도 한 대 치려던 찰나에..
옆에 누워계시던 할머니께서
"왜 의사 선생님을 괴롭히냐고.. 여기가 어딘지 알고 그러느냐고.."말씀해주셔서
간신히 참을 수 있었다...
보안 요원 분들이 계셨지만 물리력을 전혀 쓰실 수 없는 민간인에
불과한 분들이고 그냥 옆에 계셔 주실 수 밖에 없기에
"그냥 경찰 불러 주세요" 라고 말했더니
번개같이 경관들이 오셔서 내 전화번호를 물으시기에
"경관님 제가 의료법 배울 때 응급의료 방해시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1년 이하 징역이라고 아는데요"
라고 말씀드렸더니
"선생님 좋게 해결 하시지요.. 술취해서 그러는 건데.."하시더군..
그래서 뭐 뒤에 환자가 많이 기다리고 계셔서 대꾸도 안하고 있었더니 난동부린 사람과 함께
사라지시더군..
여기 까지가 사건의 전모다..
물론 밤새 화가나서 "아 그 18XX" "아 멱살 잡혔을 때 그냥 상호 폭행으로 한대 치는 건데..""
등의 말이 나도 모르게 나왔지만..
옆에 간호사들이 "역대 선생님들 중 가장 잘 대처하셨어요"라고 할 땐 위로는 커녕 오히려
만취자와 일행 그리고 경찰들 태도에 더 화가 나더구만...
우리사회에서 만연해있는... "술취한 사람 봐주기", "의사는 참기"는 참 웃기는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오죽하면 우리끼리 응급실 앞에서 음주 측정해서 진료 다보고 나갈 때 경환이면서 술먹고 난리 치면
다 비급여로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까?
또한 응급실에서 난동을 부리는 것은 의료진 뿐 아니라 몸이 아파서 와 있는
환자들 까지 피해를 주는 행동인데..
이런 일로 경찰이 출동할 때 마다
항상 앞서 본 것과 같이 "에이 좋은게 좋은건데.."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경찰이나 용인하고 있는 병원 관계자들이나 반성할 일이라고 생각한다..